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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드라마 후기

헤어질 결심, 영화 리뷰(마침내 씁니다, 스포주의)

by 저로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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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어질 결심 영화소개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은 영화입니다. 추가로 박해일과 탕웨이가 출연하여 많은 화제를 모은 영화입니다. 단순히 출연해서 인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주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구성과 연출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멜로&로맨스 장르로 분류된 영화입니다. 약간 멜로가 섞인 셜록홈즈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서스펜스 장르에 가깝지 않을까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한 가지 장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또한 박찬욱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을까요? 사실 우리의 일상도 한가지 감정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 처럼요.

처음에 단순한 사랑 이야기인줄 알고 안보고 있었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면 반드시 좋아할거라고 했습니다. 마침내 넷플릭스에 공개가 되어서 보기 좋았습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을 잘 표현한 영화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냉철한 사람에게 빈틈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지만 본인에게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아마 균열이 가지 않을까요? 친구들이 저에게 추천한 이유를 바로 알겠더라구요. 매우 만족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헤어질 결심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출처: 나무위키

2. 줄거리

차분한 제목과는 다르게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인 박해일(해준)은 베테랑 형사였습니다. 오래된 사건도 집요하게 파고드는 집념이 있는 남자였습니다. 어느 영화든 처음 도입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물의 성격을 빠르게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잠복근무를 해서 잠이 오는게 아니라 잠이 안와서 잠복근무를 하는 해준은 지독한 집념이 있는 경찰입니다.

그에게 영화 초반부에 나온 살인사건이 배정됩니다. 그렇게 수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현장탐문과 사채로 발견된 남성의 배우자를 만납니다. 바로 탕웨이(서래) 였습니다. 남편의 죽음에 옅은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고 해준은 의심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를 관찰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의 일상에 맞닿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내에게도 숨김없이 얘기하던 해준은 이 사건을 각색하여 얘기하게 됩니다. 남자의 직감이었을까요?

계속되는 수사 속에, 둘의 면담 과정은 미묘한 감정의 기류가 흐르죠.해준은 서래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서래 또한 해준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면담과정에서 고급 초밥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보통은 경찰서에서 국밥을 먹기 마련인데 이상한 점이죠. 극 중 형사들도 "저거 경비처리 돼?" 라며 의아해합니다.

여기서 서래의 명대사가 나옵니다. "산에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이 영화를 한줄로 표현하라고 하면 이 문장일 것입니다. 단어가 가지는 힘과 역설적인 상황들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해준은 "마침내 죽는다." 라는 말을 듣고도 수사를 더 깊고, 심도있게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더 수사를 해야 한다는 후배 경찰의 말을 철저히 차단합니다.

그리고 결국 해준은 서래와 은밀한 만남을 시작합니다. 서로 데이트를 하고,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그러던 중 서래가 하던 일을 도와주는 일이 생깁니다. 할머니를 돌보는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진범이 서래임을 우연히 알게됩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해준은 무너져 내려버립니다. 모든 것이 "붕괴"된 상태에 도달합니다. 그렇게 서래에게 자신의 감정을 쏟아붇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붕괴된 세계. 해준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갑니다.

새로운 지역에서의 삶을 이어가던 어느날, 시장에서 우연히 서래와 마주합니다. 해준과 아내, 서래와 그녀의 남자친구. 넷의 대화는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균열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서래가 자신을 따라왔을 거라고 생각한 해준은 그녀에게 더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러던 중 또 한번의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서래와 함께 있던 그 남자였죠. 서래의 주변의 남자가 또 죽었습니다.

해준과 서래는 다시 처음에 만났던 사이로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서래가 바닷가로 차를 몰고가고 위치추적기를 설치해 두었던 해준은 따라갑니다. 마지막임을 직감했던 것처럼 말이죠. 서래는 큰 양동이로 모래를 파내고 그 안에 들어갑니다.

해준은 뒤늦게 찾아오지만 이미 밀물이 서래를 감싼 후였습니다.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서래를 못본채 바다를 헤맵니다. 그렇게 완전한 붕괴가 완성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출처: CJ ENM

3. 느낀점

조선족으로 나오는 서래로 시작해서 서래로 끝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범죄, 서툰 단어, 집착이 중심이 됩니다. 물론 해준의 집착과 감정도 중요하지만요.

*잠복근무

예전에 놓친 범인을 찾기 위해 벽에 사진까지 붙여놓고 잠도 못잡니다. 그런 모든 일들을 아내에게 공유하면서 말이죠. 잠복근무를 하기 때문에 잠이 안오는게 아니라 잠이 안와서 잠복근무를 한다. 이 말은 그의 집념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가 변하는 순간을 보여주기에 적절한 요소입니다. 용의자로 의심받는 서래를 관찰하기 위해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녀의 일상에 물들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가장 달콤한 잠에 빠지게 됩니다.

*초밥(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초밥은 보통 날것의 횟감을 가지고 만듭니다. 흔히 등장하는 국밥과는 정반대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싼 가격이기 때문에 극중 경찰들의 의아함을 사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 둘의 관계가 의심에서 시작되었지만 마침내 그들이 가진 날것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중반에 서래가 초밥을 먹을 때 똑같은 간장이 나오는데 이어진다고 해석했습니다. 깔끔한 해준의 성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허술한 점을 드러내는 장치일수도 있겠네요!


*마침내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영화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니 정말 언어는 대단한 것 같습니다.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 자체가 매우 힘들게 결정하고, 결심을 해도 쉽게 되지 않는 일상과 맞닿아 있는듯합니다. "마침내"라는 단어는 어떠한 행동 이후에 붙여지기 때문에 사건의 시작과 끝을 모두 내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서래가 범인임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무죄로 판단한 것처럼요!

*2번째 사건

복잡한 사연이 얽히고 섥힌 사건입니다. 그런데 서래는 계속 거짓말을 해왔기 때문에 진실인지 판단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범인인지, 서래가 밝힌 스토리는 어디서부터 진짜인지 해준처럼 알기 힘들었죠. 명확하게 말을 한다한들 의심을 품은 이상 명백한 것이 어디 있을까요? 만약 서래가 범인이라면, 해준을 만날 방법이 유일했기 때문에 벌인 비극이라고 생각해볼수도 있을듯합니다.


*붕괴

살면서 붕괴라는 말을 얼마나 쓸까요?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한 분노, 그럼에도 계속 관심이 가는 서래. 그녀에게 이미 스며든 해준은 서래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 단어를 고심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조선족인 서래가 알아들을까? 어떻게 내 마음을 표현할까? 일종의 배려일수도 있고 허망한 감정을 온전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노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아내도 떠나고 서래도 사라지게 되면서 완전한 붕괴를 맞이합니다.

*미제사건

해준은 미제사건을 잊지 못하고 벽에 붙여두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해소해준 것이 바로 서래 였습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자장가를 불러준 것도 서래였죠. 그녀가 스스로 미제사건이 되겠다고 사라져버렸습니다. 누구도 찾기 힘든 바다속에서 스스로 바닷물에 몸을 숨긴 것입니다. 그렇게라도 해준에게 끝까지 기억되고 싶었던 마음을 표현한듯합니다. 서래 자신을 위해 핸드폰을 물에 던지라던 해준의 말처럼 말이죠. 그리고 해준은 끝내 서래의 진실과 속마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녀를 찾는다한들 해준에게는 미제사건으로 남는다는 의미 같습니다.

 

*안개

사건의 실마리 임과 동시에 해준을 해방시켜주었던 노래입니다. 안개는 말 그대로 흐려서 잘 알아볼 수 없는 자연현상입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도, 중간중간 갈등의 시작되는 지점에도 안개가 등장하죠. 마치 서로의 속을 알 수 없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서래

무섭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인물입니다. 조선족이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든 모습을 영화의 기법과 연출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어눌하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그리고 우리를 대변해서 해준이 그 요소에 행복해 하고, 슬퍼하고, 좌절하고 있습니다.

출처: 시사저널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영화입니다. 러닝타임이 조금 긴 편이지만 몰입해서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할 요소가 정말 많은데, 결론은 간단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유교적 믿음에서 벗어난 감정이 절묘하게 충돌하는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헤어질 결심을 보았고, 끝끝내 다시 볼 것을 결심했습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사람,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 헤어질 결심에서 더 격렬하게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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